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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월 추천시) 고향의 하루 - 허재영
  글쓴이 : 고은하     날짜 : 12-01-18 21:18     조회 : 1587       

고향의 하루 - 허재영 (낭송:고은하) 꿈속에 고향을 간다. 빛 바랜 버스가 먼지를 쏟아놓고 내뺐다. 아이들이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돌아서서 먼지를 피한다. 그런데 아이들은 욕도 안하고 즐겁게 노래를 부르며 길을 간다. 달이 밝다. 일곱 여덟 명의 아이들이 앞산 묘 벌에 모였다. 소곤 소곤 하더니 금새 원을 만들고 가위바위보를 한다. 막내가 눈치를 본다. 힘센 아이의 편이 되고 싶은 것이다. 이제 곧 올라타서 목을 조르는 고상 받기 놀이가 시작된다. 밥을 먹는다. 상은 두 개, 식구는 아홉이다. 젓가락, 숟가락만 왔다 갔다 할뿐 정적이 흐른다. 밥 먹을 때 말하면 복이 나간다는 엄명은 수 십 년째 지켜지고 있다. 할아버지가 수저를 놓고 나가신다. 시끄러워지기 시작한다. 가물다가 오랫 만에 비가 왔다. 동네가 시끌벅적 분주하다. 삽을 들고 괭이를 메고 집을 나간다. 철부지 한 녀석이 찌그러진 우산을 들고 비를 즐기러 나갔다가 울면서 돌아온다. 가뭄에 오는 비에 방정맞게 우산 들고 다닌다고 욕을 먹었다. 엄마는 수건을 동그랗게 말아서 머리에 얹었다. 큰 항아리를 머리에 얹고 한참이나 달린다. 몇 발이나 되는 뜨레박 끈을 내려서 물을 퍼 올렸다. 물을 찔끔 찔끔 흘리면서 돌아온다. 굴뚝의 하아얀 연기가 저녁 짓는 것을 알린다. 엄마는 마루에서 국수를 말고 있다. 좀처럼 끝이 나질 안는다. 아이는 국수를 썰고 있는 엄마 옆에서 떠날 줄을 모른다. 엄마의 선처를 바랄뿐이다. 엄마가 주는 국수 꼬리 한 조각을 들고 부엌으로 달린다. 호롱불이 그을음을 내고 있다. 몇 신지도 모른다. 아무도 잠자리를 보는 사람이 없다. 할머니가 중얼중얼 할 분이다. 어른이 돌아오기 전에는 잠자리에 들면 안된다는 수백년의 규칙 때문이다. 할아버지가 오신다. 손주는 인사를 하는 둥 마는 둥 쳐다본다. 할아버지가 조끼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기다린 보람이 있다.

♧소스입니다♧

허무   12-01-24 13:00
고향의 모습을 그려보며 한숨속에 보낸 명절날을 고은하님의 낭송을 들으며 위로받았습니다
늘상 조용히 와서 감상하고 조용히 물러가는데 오늘은 감사말씀 몇자 적어놓고 갑니다
새해 복많이 받으시길요.
     
허대령   12-02-01 04:38
고향의 글을
쓴 허재영입니다.
글을 남겨 주셨네요.
감사합니다.
부족한 글도 은하님의 낭송을 통해서
더 공감하게 만들고 감동을 줍니다.
건강하세요.
사랑합니다.
Olive   12-01-27 13:00
명절 지내고 고향모습 들으니 고향에 와 있는듯 좋습니다
집안이 벅적벅적 하던 옛 시절이 그대로 있군요
허재영님 1월 추천낭송 축하 드립니다
행복하고 좋은 새날 되세요

은하님 수고 많았어요
명절 잘 지냈지요
1월의 낭송시 좋습니다
     
허대령   12-02-01 04:34
올리브님! 사랑합니다.
회원 한 사람 한 사람 챙겨서 글을 남겨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은하님! 곁에 계셔서
참 아릅답습니다.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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