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래된 정원 / 양태철
(낭송:고은하)
햇볕이 쨍쨍하고
심심찮이 들어서는 오래된 정원에 들어서면,
광채로 인해 스스로의 고개를 떨구고 있는
히말리야시다에 눈이 먼다
언제나 담너머로 흠모하던
가을의 모습을 지나
겨울날이 되서야
나무들의 깊은 속을 알 수 있다
풀잎들이 울고 있는
오래된 정원에 들어서면,
나뭇잎 바스락거리는 소리에 사라지고
잃어버린 혼돈스러운 광기에 사로잡힌다
너무 오래된 여기에는 생명도 죽음도 없다
단지 살아있는 것은 껍데기의 아름다움만이 사라져가는
나목 앞에서 가느다란 풀벌레 울음들이 남발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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