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우면 "거문오름"에 올라 보라 / 崑玉 홍은숙
(낭송 고은하)
아침 햇살에 날개 깃 말리는
동박새 새끼들 조잘대는 소리에
도체비 고장에 달려있는 이슬방울
화들짝 놀라 떨어지니
이제야 고개 들어 핀 모습이
함초롬하다
간밤에 내린 건들장마에
햇귀품은 오름 능선 무지개 걸어놓고
오랜 친구 같은 삼나무 숲길 걷노라면
뭍에 나간 임 품속 그리워
동살을 가슴으로 품어본다
거문 오름
수 천 년 흘러도
그 깊이 알 수 없는
상흔으로 남겨두고 고요한데
무엇이 그리도 버거운지
고인 물에 온몸 던져
넉장거리하는 생이 한 마리
내 초라한 모습으로 보인다
스멀스멀 피어오른 운무 따라
마름에 풍겨오는 양애 향기
시간을 망각 한 채
그리움을 묻어 기다리게 하는 곶자왈
아픔을 깎아 삭혀주는 곳
생명의 숨골인 그 곳
그 곳에 올라 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