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낭송에 새로운 진수를 보여주고 있군요. 낭송 의뢰에 앞서 대한민국 최고의 낭송가인 고은하님의 낭송이 더욱 빛나도록 좋은 시를 써야 겠다는 다짐을 하곤 합니다. 서툰 시를 환상적인 목소리에 의지하여 빛내 보려는 욕심은 아닌가 싶어 낭송을 의뢰할 때마다 부끄럽기 짝이 없습니다. 아름다운 낭송을 위해 애 쓰시는 고은하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우주탄생 이래 최고의 시 낭송을 자랑하는 고은하님 화이팅!
지금부터 40년 전, 제가 열 살 때 였어요. 저 보다 나이가 7살 더 많은 8촌 형은 나무하러 산에 올라 갔다가 솜털이 뽀송뽀송 난 어린 병아리 매 한 마리를 잡아 왔어요. 얼마나 귀엽던지, 나는 그 매를 형에게 달라고 떼를 써 그 매는 저의 매가 되었어요. 나는 매를 배불리 먹이고 어서 빨리 하늘을 날아 다니는 커다란 어른 매가 되도록 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학교 다녀 오기가 무섭게 메뚜기와 개구리 사냥에 나섰고 어린 매를 배불리 먹이는 것은 나의 중요한 일과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다른 날 짐승들과는 달리 육식을 하는 매를 배풀리 먹이는 것은 어린 나이에 쉬운 일이 아니었어요. 산과 들을 헤집고 다니며 개구리와 메뚜기 잡이에 고단한 일과를 보내곤 했어요. 나의 노력은 헛되지 않아 매는 무력 무럭 자랐고 솜털은 하나, 둘 빠져나가고 점점 어른 매로 뒤바뀌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한 달 쯤 지났을까 매는 이제 완전한 어른 매가 되었고 새장이 답답할 것 같다는 생각에 새 장에서 꺼내 놓자 공중을 한 바뀌 빙 돌더니 하늘 높이 어디론가 날아가버렸습니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어요. 정이 들대로 든 나의 매가 내 곁을 떠나간 후 난 한 동안 가슴앓이를 하며 매를 그리워 했습니다. 그 때 지닌 매의 영상과 신비롭기만 한 밤 하늘의 별이 함께 어우러진 시를 만든 것이 별사랑이란 시 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