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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만한 세상
  글쓴이 : 샤인뷰티     날짜 : 12-03-01 09:12     조회 : 1584       
살만한 세상




사흘 넘겨 연기나지 않던

어린 날 굴뚝에,

와서 울던

굴뚝새

 

미역국에 하얀 밥 한 그릇 먹기

평생 소원이던

울 엄니 무덤 위로

펄펄 날리는

창백한 눈발을 아는가

 

굶어 누우런 골마다

산이란 산 활활 타오르고

염병이 돌아, 염병이 돌아

지잉징징

밤새 징이 울고

 

머리 맡에

찬물 한 사발

긴 밤을 깁는

고얀 놈, 고얀 놈

할아버지 마른 기침소리 들린다.

 

갑오년이던가

쇠스랑 메고 조선낫 들고

황토 벼랑 기어 오르던

남정네 콸콸 솟던

피, 지금도 우렁우렁 살아 우는 피로

삼천리에 피었다.

 

진달래<전문>/조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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