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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글쓴이 : 샤인뷰티     날짜 : 12-05-20 10:17     조회 : 2906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김남주
 

무엇하랴 
콧잔등 타고 내려
입술 위에 고인 눈물 위에
그대 이름 적신들
타고 내려 가슴에서 애를 태우고
발등 위에 떨어진 이슬 위에
그대 이름 새긴들
무엇하랴
벽은 이리 두텁고 나는 갇혀 있는 것을
무엇하랴
철창은 이리 매정하고 나는 묶여 있는 것을
오 새여 하늘의 바람이여
나래 펴 노래에 살고
내래 접어 황혼에 깃드는 새여 바람이여
나에게 다오 노래의 날개를
나에게 다오 황혼의 보금자리를
만인의 입술 위에서 노래가 되기도 하고
대지의 나무 위에서 비둘기의 보금자리가 되기도 하고
압제자가 묶어 놓은 세상의 모든 매듭을 풀어
인간의 팔에서 날개가 되고 바람이 되기도 하는
새여 바람이여 자유여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 시선집 <사랑의 무기> (창작과 비평사 198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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