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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행나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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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행복촌장
날짜 : 08-10-29 07:42
조회 : 9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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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나무 / 幸村 강요훈
시월
그 마지막 노래가 끝나던 날
그녀,
여직껏 함겹게 움켜쥐던 생의 끄나풀
맥없이 놓아 버렸다
어쩌면 감추고 싶었던
최후의 배수진이였을지도 모른다
결코 보여주고 싶지 않았던
추한 자존심
한때는 푸르름으로
천년 만년 영화를 누릴 것만 같더니
겨우 반 년도 못 가
누구 보다 먼저,
모욕스런 벌거숭이가 되고 만다
비굴하게 보이는 앙상한 치부 그대로 드러낸 채
그래 이제는
그녀 곁에는 아무도 없다 있다면,
적과의 동침
비록 천성이 매섭고 차갑다 알고 있지만
설마 그 속내까지 그러랴
모든 것을 빼앗긴 그녀는 이제,
바람의 진솔한 거친 애무만 기다리며
먼 내일을 꿈꾼다
금방이라도 다가올 것만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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