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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 풀숲에 누운 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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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안개나루
날짜 : 09-01-29 14:45
조회 : 24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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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숲에 누운 새/안철수
푸른 공기를 휘감던
깃털에서 빠져 나온 따뜻한 지저귐이
이슬을 덮고 풀숲에 누워있다.
낮게 내려앉은 하늘이
조가를 부르는 유월 아침.
한 생애를 들어올리던 날개를 접고
쪼아대던 햇살이 반쯤 걸린 부리도,
하늘을 움켜쥐고 힘차게 흔들던
날카로운 발톱의 행적도
뜨겁던 날의 부산한 지저귐도
이제 웅크린 몸 속에 가두고
식은 체온처럼 잊혀질 것이다.
힘없는 부리 끝에 잠시 머문
투명한 시간을 밀어내고
아침 햇살이 빠져나간다
웅크린 깃 속으로 어두운 그늘이 파고든다.
속절없는 쉬파리 웅성거림이
주위를 맴돌아 사방이 간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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