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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 소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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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안개나루
날짜 : 09-02-02 11:07
조회 : 2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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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외 / 안철수
그의 눈에 갇혀있던 세상이 닫힌다
한 때 중심이었던 것들로부터
얼마나 멀리 걸어왔는지 기억할 수 없는
현기증 나도록 눈부신 세상 어디에도
낯익은 것들은 없다
어느 후미진 곳이라도
껍데기뿐인 이름 석 자
폼나게 걸어 둘 수 있다면
지친 몸 쉴 집 하나 짓고 싶다
햇살 따사로운 날이면
쇠잔한 팔뚝 힘줄 밀어 올려
삐비꽃을 피우고
어두운 기억들을 하얗게 널어둘 수 있는
영원히 소멸되지 않을 새 집을 짓고 싶다
소유란 가진 자들의 거드름
무뎌진 시간의 날을 갈아 구덩이를 파고
거드름 위에 영원히 젖지 않을 집을 짓고 싶다
오랜 잠 속에 누워 굽은 허리 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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