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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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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행복촌장
날짜 : 09-02-09 23:25
조회 : 2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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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상(好喪) / 幸村 강요훈
겨우내
늘 마음에 담아두었던 일이
덜컥 눈 앞에 다가왔다
조금은 서운함직한,
허나 막상 어떤 두려움도 코 끝이 찡한 동정심도 떠오르지 않는다
어쩌면 오랜 시간을 간절히 기다렸을지도 모를
예정된 그대의 떠남 앞에
애써, 예기치 않던 헤어짐이라고
가벼운 변명 하나로 들뜬 속내를 감추고 만다
무릇 떠날 운명이라면 떠나야지
떠난 뒤,
남아 있는 자의 충격까지 개의치 말고
저 어둠고 음습한 곳에서 움트는 새생명을 생각한다면
분명 그대가 떠나는 것은 당연한 것이리라 아니,
예정된 수순(數巡)이리라
결코 비탄에 빠질만한 것도 아닌,
이제사 호시절의 시작일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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