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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 지는 꽃을 보다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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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안개나루
날짜 : 09-02-20 00:28
조회 : 2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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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는 꽃을 보다가 / 안철수
지는 꽃을 보다가
떨어진 꽃잎 위에
사람들이 남기고 간
삶의 이야기들을 내려놓습니다.
눈길 닿지 않은 들녘에
소리 없이 피었다 진
들꽃 같은 아무개 아픈 이야기와
아들 딸 너절너절 낳아
자식 농사 넉넉하게 짓다 간
아무개 이야기랑
살만하다 싶으니
저 쪽 세상에 필요하다하여
다 팽개치고 먼저 간 아무개 이야기 위에
오랫동안 간직한
이야기 하나 내려놓습니다.
솜이불 속에 나란히 누워
누룽지 맛으로 빚은 이야기꽃 몇 송이
머리맡에 자리끼처럼 살짝 놓아주던 어머니,
깊은 산 속 응달에
홀로 피어 아쉬움으로 저버린 오리난초 같은
어머니의 숨소리는
꿈길까지 밝혀주었습니다.
지는 꽃을 한참 들여다보니
그렁그렁 자꾸 눈물이 납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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